하롱베이에서 씨푸드로 저녁식사를 마친후 야시장쪽으로 천천히 걸어 가던중, 누군가 말했다. “우리 커피 한 잔 할까?”
그 말에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. 이미 SNS에서 몇 번 본 적 있는 베트남식 코코넛밀크 커피가 머릿속에 떠올랐다. 우리는 지도 앱을 켜고 가까운 콩카페(Cộng Cà Phê) 를 찾아보기 시작했다.
도보로 10분쯤, 큰 길가에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가 모습을 드러냈다. 외관부터 뭔가 색다른 이 느낌, 마치 오래된 베트남 군용 감성을 품고 있는 듯했다.
카페 이름부터 특이했다. “Cộng”은 ‘공산’을 의미하는 베트남어로, 2007년 하노이에서 문을 연 이 카페는 옛 베트남 사회주의 시대의 분위기를 콘셉트로 한 독특한 인테리어로 유명하다. 녹색 군복, 낡은 타자기, 철제 찻잔까지… 마치 시간 여행이라도 온 듯한 느낌이었다.
우리 모두 망설임 없이 한잔에 45,000동(한화로 3,000원)인 코코넛밀크 커피(Cà phê cốt dừa)를 아이스로 주문했다. 베트남 물가를 생각하면 살짝 비싼 편이지만, 여행 중에 이 정도는 충분히 낼 만했다.
잠시 후, 차가운 얼음 위에 부드러운 코코넛밀크와 진한 베트남 커피가 층을 이루며 담긴 커피가 나왔다.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 입씩 마시기 시작했다. “와… 이거 진짜다.” “달콤하고 부드러운데, 커피 향은 묵직해. 디저트랑 커피 사이 그 어딘가야.”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. 카페의 독특한 인테리어를 바라보며, 서로의 커피잔을 살짝 부딪치며 수다를 떨었다. 어느새 피곤함도 사라지고, 여행의 여운은 코코넛 향처럼 입 안에 길게 남았다.
하롱베이의 바다와, 콩카페의 코코넛커피. 별것 아니었지만, 그 조합은 어쩐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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